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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압하지야 우동수 선교사]
- 조회 : 1,524
- 등록 : 2021-12-16
*정글의 법칙* (2021.12.16)
어제와 오늘의 노동은 언덕배기 물탱크 주변을 뒤덮은 가시덤불 제거 작업이었다. 앞으로 지을 집들로 여분의 물탱크를 설치할 준비된 장소가 필요하기도 하다. 한두해만 다른 일정에 쫓기거나 부재로 제때에 없애지 않으면 순식간에 가시덩굴들이 서로 엉겨붙어 제거하는데 여간 애를 먹는게 아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든든한 작업용 신발이 구비되어 발은 큰 상처가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나 일반 면장갑을 끼고 일을 한 양손은 가시가 박히고 찔려 각 손에 수십군데의 상처가 났다. 용접용 손목까지 가리는 가죽장갑을 왜 생각을 못했는지 일을 마무리할 무렵에야 떠올렸다.
가시를 후려치고 덩굴을 잡아당기느라 얼굴에도 생채기가 나고 바지를 뚫고 들어와 다리까지 긁히고 찔리며 작업을 했다. 어제는 이어진 노동으로 몸은 나른한데 시작한 일을 마칠 욕심으로 덤불과 실갱이를 하다 목을 축이려 잠시 휴식을 취하려니 코피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틀간 황무지 개척지에서 제일 까다롭고 상처나는 이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이젠 그저 힘으로 하는 것이 부치고 통증까지 찾아오니 나름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아무리 정글처럼 뒤덮여 무성한 덤불이라도 대부분은 일반 잡목과 마르고 죽은 가지가 덮여있고, 이들을 얽어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얼마 되지않고 어린 가시덩굴이다.
따라서 주의해서 이 산 덩굴들의 밑동을 살펴 자르거나 뽑아내면 정글처럼 얽힌 덤불 전체를 들어낼 수 있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에 이를 적용하면 세상을 대적해 싸우거나 또 세상을 정복하는 원리를 터득할 수 있다.
아무리 거대하고 대할 엄두가 나지않는 세상이라 할지라도 이를 얽어매는 덩굴의 뿌리는 두어가지에 불과할 뿐이다. 이번에 작업한 장소에는 주로 두가지였다. 찬찬히 죽은 가지를 제거하고 밑동을 살펴 이를 잘라내면 통째로 덤불을 들어낼 수 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세상을 뒤덮는 정글과 같은 강력한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답이 나온다. 생명력 있는 젊은 두어가지 줄기를 뻗쳐가면 온 세상을 엮어갈 수 있다. 보기에는 작고 어려 보이나 다음 세대를 세워 성장과 진보를 이루는 것이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릴 힘이다.
생명력과 성장이 고갈된 세대들은 이미 말랐지만 가시들로 외부의 적을 막아 어린 생명체를 보호하므로 제 역할을 해야한다. 생수의 근원을 새 세대에게 내어주어 성장케해 이들의 생명력으로 정글은 스러지지 않고 오히려 확장되어 간다. 다음세대를 세워갈 중요성이다.
우리의 자녀들과 젊은이들은 이처럼 정글과 같은 세상을 지탱하고 확산시키는 요체다. 이들의 뿌리내림과 성장에 우리와 세상의 미래가 달려있다. 그러나 다음세대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2020년 한 가정 평균 출산율은 "0.84"라고 한다. 지금의 생산세대가 최악의 상황에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한창 젊음과 생명력을 발산해야할 현재의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는 잃어버린 세대가 될 공산이 크다. 취업과 집장만 등 삶의 기반 자체가 과도한 경쟁과 부담으로 투기와 수저에 삶이 좌우되는 현실이다.
일반적인 삶이 팍팍할 뿐아니라 이전 세대의 헌신과 선교의 대물림도 쉽지않다. 풍요로운 성장기를 지나 성년기에 닥친 냉혹한 현실에 온실에서 길러진 화초가 갑자기 혹한의 거리에 내던져진 꼴이다. 스스로 제손으로 억세게 일해 개척하고, 자립하고, 창업하며, 자수성가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일본에서 문제가 된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있으나 활동이 없는 상실한 인간, 잃어버린 세대로 남겨질 위험이 있다. 이제 이들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 것인지의 심각한 과제가 고국의 사회와 교회, 우리의 미래에 닥쳐있다.
세상을 정복하고 전진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들의 몰락과 함께 소망 없는 미래로 빠져갈 것인가? 이들을 세워갈 우리의 역할과 방도는 무엇인가? 우리는 말라갈지라도 이들을 지켜주고, 터전과 생명의 물줄기인 양분을 내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어리고 연약하지만 이들의 생명력이 정글 전체를 묶어주고, 보존하며 확장케 한다. 더이상 자신의 성장과 열매를 도모하는 것이 아닌 이들로 자라고 열매를 거두도록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돕고 세워야 하리라. 청지기로 온집 사람들이 일어나 활기차게 자신의 일을 이루어가도록 섬겨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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