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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첫 발을 내딛기 [크로아티아 강민구 선교사]
- 조회 : 1,821
- 등록 : 2020-10-05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한국을 떠나온지 이제 14일 되었습니다. 그 동안 3번의 여정을 통해서 지금은 몬테네그로 바르라는 곳에서 현지 문화 적응을 하고 있는 중 입니다. 어색하고 낯설은 것들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도 금새라도다시 한국에 돌아갈 것만 같은 것을 느끼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크로아티아가 아닌 몬테네그로에 있으면서 크로아티가 저희 사역지여서 그런지 빨리 크로아티아로 돌아가 제대로된 정착을 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저희 가정은 매일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고 기도하면서 저희를 이곳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요일을 정해서 예배 인도자를 세우고 말씀을 나누고 협력 교회와 후원/ 동역자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희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를 소망하게 되고 은사를 사모하게 합니다. 동시에 한국이 아닌 이곳으로 보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14년 만의 파송예배
출국 4일전 파송예배를 은혜 가운데 드렸습니다. 2005년도에 이어 두번째로 인애교회에서 14년 만에 파송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담임 목사님이신 이용효 목사님께서는 "선교사는 가족과 함께 문화와 언어 그리고 기후와 풍토 적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며 여러 차례 강조하신 것과 함께 "선교사는 누구의 제제도 받지 않기에 영성 관리를 스스로 잘 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적응과 영성 관리라는 두 가지를 잘 붙잡고 나아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 저는 인애교회 강단에만 서면 목사나 선교사가 되기 보다 청소년 때나 청년의 때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어려운 자리에서 많은 설교와 강의를 해 왔는데도 유독 인애교회만 오면 더 떨리고 감정적이게 됩니다. 이날 짧은 답사를 하면서도 여러 차례 울먹였습니다. 12년전 크로아티아에 있을 때 가족의 어려움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년간 가정을 이루고 다시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기다리는 시간들까지 많은 생각들과 감정 등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성도들의 축복을 받으며 아내 손을 잡았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줘서 고마운 것과 함께 이제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저희 다짐이기도 했습니다.
파송예배인 저녁 예배가 끝나자, 여느 때처럼 남아서 기도할 사람들을 위해서 예배당의 불이 꺼졌습니다. 저는 예배 전 부터 눈물을 흘리고 계시던 부모님과 큰누나 부부에게 가려고 아내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옆 자리에서 일어나시던 장로님들 한 분 한 분 저에게 다가오셔서 안아주시고 다독 거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보니 여러 권사님들과 집사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시며 저에게 다가오셔서 안아주시고 또 격려해주셨습니다. 여러 파송예배를 다녀 보았지만 가장 인상 깊은 파송예배가 바로 제가 파송 받는 이 예배일 것입니다.
담임 목사님과 당회 장로님들과 기념 사진
저는 파송교회이자 모교회인 인애교회에만 가면 여전히 부족한 모습만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제가 하는 어느 말 보다도 제 마음과 제가 걸어 온 길을 잘 아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마음을 다한 격려와 복된 파송을 받으며 크로아티아를 향해서 가족과 함께 첫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모교회이자 파송교회인 인애교회 이용효 목사님과 모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파송예배에 참석해서 축복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환송식
아이들의 한국을 떠나는 것에 대한 정서적인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받아서 로이레와 엘리도 따로 아이들만을 위한 환송과 축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로이는 자신의 특기인 곤충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저와 함께 곤충 퀴즈를 만들어서 진행했고 이레는 직접 그린 엽서를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이 시간들이 무슨 시간인지 잘 이해하지는 못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앞에 선다는 것에 부끄러움과 함께 즐거움을 가지며 열심히 준비하며 자랑스러워 하였습니다.
로이레 + 엘리 만을 위한 환송식 및 축복의 시간 (생명을주는교회)
자리를 마련해주신 생명을주는교회 진화용 목사님과 김순희 사모님 그리고 전체를 기획하고 영상까지 만들어준 친구 노재훈, 정은영 집사 부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토요일인데도 멀리서 아이들과 함께 참석해주신 성도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외에도 사진은 없지만 준비 기간에 축복과 격려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일 대예배 시간 중에 인사와 중고등부 젊은이교회까지 설교를 허락해주신 하나비전교회 김종복 목사님과 교육사역자분들, 해외 사역으로 바쁜 일정이심에도 이른 새벽에 시간을 내어서 만나주신 존경하는 예능교회 조건회 목사님, 첫번째 협력 선교사로 받아주신 빛과소금교회 정신성 목사님, 주안에서 오랜 동역자로 편안하게 맞아주신 참빛교회 천상옥 목사님, 저를 OM으로 동원해주시고 한국 사역도 연결해주신 우리는교회의 한윤호 목사님, 그리고 협력교회인 부산 온천교회, 남서울여전도회 연합회/ 김포 성인교회 황성준 목사님, 아시안 미션에 감사드립니다.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하고 전화 통화도 제대로 드리지 못한 분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받은 축복과 격려를 잊지 않고 함께 기도하며 동역하는 저희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드디어 출국
여러 일들이 많았지만 단 하나의 문장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국 날 아침까지, 정말 많은 분들은 만나고 또 축복을 받고 은혜를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육체적으로는 피곤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저희는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출국 직전 공황에서 - 가족, 한국오엠, 친구들
여러번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배려와 사랑을 받을 만큼 잘 살아온 것은 아닌 거 같은데 ...
정말 하나님의 은혜이고 또 함께 해주신 분들의 은혜다.
폴란드까지 10시간, 2시간 30분 경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까지 2시간 비행
자그레브까지 비행은 순조로웠습니다. 로이와 이레는 마음껏 만화와 게임을 하는 시간으로 10시간을 꼬박 사용하고 잠을 잤고, 엘리도 생각보다 순조롭게 말을 잘 들어주었습니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도착
저희가 장기적으로 정착할 자그레브에 잘 도착했습니다. 도착 당일에 현지의 김경근 선교사님 (통합)께서 차량을 2대를 섭외해서 나와주셨습니다. 저희가 짐이 많고 또 아이들도 많은데 선교사님께서 숙소 주인과의 소통과 짐 운반까지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아이들에게 크로아티아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서 숙소를 관광지인 구시가지 근처로 잡았습니다. 그동안 쌓인 피로와 시차로 인해서 관광보다는 집근처를 걷거나 간단한 생필품 쇼핑과 동물원을 간 것이 전부이지만, 아이들한테는 이곳이 유럽이고 앞으로 우리가 살아 갈 도시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주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자그레브에서 7일을 보내고 몬테네그로 바르로 가기 위해서 차를 렌트를 해서 두브로부닉까지 7시간을 운전해서 이동했습니다. 두브로부닉은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몬테네그로 접경지였기에 꼭 지나야하는 곳이었습니다.
제한 속도는 130이었지만 고속도로에 차가 없어서 운전하는데 큰 피로는 없었습니다. 크로아티아 시골의 낯선 풍경과 험준한 디나르알프스 산맥 위의 눈들은 저희들의 마음과 시선을 빼앗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7시간을 정말 긴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디나르알프스 산맥 앞에서
두브로부닉 식당에서
이곳에서 외식은 거의 피자와 파스타입니다. 그래서 이 두 음식을 좋아하는 로이는 크로아티아는 자신에게 뷔페의 나라라고 했습니다. 로이가 한국을 그리워할 때 "까르보나라 만들어 줄까?" 라고 하면 순간 마음이 돌아서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한국에서는 피자를 입에도 데지 않던 이레가 피자 맛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한국서 잘 못 먹던 매운 음식을 그리워하고 잘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10여일을 보내면서 느린 듯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12년전에 외국 친구들과 방문했던 곳을 가족과 함께 오니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저희들의 체력을 고려해서 하루를 온전히 두브로브닉에서 쉬고 최종 행선지인 몬테네그로 바르까지 숙소 호스트가 마련해준 택시로 4시간 가량을 이동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아이들은 현지 언어와 문화를 조금씩 익혀감으로 9월부터 크로아티아에서 다닐 현지 학교 적응을 하게 됩니다. 저와 아내는 아이들을 보살피고 또한 발칸 지역에서의 기후와 풍토와 문화에 맞는 가정의 살림과 생활에 대해서 적응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곳 OM팀의 사역들과 발칸 지역에 대한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몬테네그로 바르 (Bar, Montenegro)
몬테네그로는 구유고연방에서 2006년도에 분립독립한 인구 65만명의 작은 나라입니다. 산이 많고 또 검다고 해서 몬테(산) + 네그로 (검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있는 바르라는 도시는 몬테네그로의 산업 및 군사 항구이자 바다가 없는 세르비아의 항구 역활도 합니다. 하지만 인구 4만의 소도시이며 많은 물자가 오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은 그냥 시골 도시 같은 곳입니다.
바르 유일의 복음주의교회인 Living Room
이곳에 교회가 없어서 사역을 시작하게 된 OM팀은 이곳 유일의 복음주의교회를 개척하였습니다. 조금씩 성장해서 장소를 두어 차례 옮겼지만 20여명 중에서 저희를 포함한 선교사 가정이 4가정이나 됩니다. 이곳은 정교회가 80%이고 이슬람이 15%이고 3%정도는 카톨릭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교회 교인들은 1년에 한 번 혹은 평생에 2번 정도 가는 민족의 전통 정도로 생각합니다.
바르의 정교회 건물
바르 정교회 예배당 내부
발칸 지역 대부분이 모두 비슷한 상황입니다. 정교회나 카톡릭이 자신 민족의 정체성이지만 종교활동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 명목상 종교인입니다. 복음주의 교회는 교회 자체가 없거나 혹은 매우 작거나 그것도 아니면 선교나 활력있는 사역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들 ... 어떻게 하면 현지인들이 성장하여 선교에 까지 참여할 수 있을 까요?
로이레 + 엘리 이야기
저희 가정이 몬테네그로에 있으면서 아이들이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여 9월부터 학교에 다니는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크로아티아-세르비아어 과외 선생님을 찾다가 여의치 않아서 현지 놀이방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별다른 수업 없이 그냥 하루 종일 노는 놀이방입니다. 이곳에 있는 내내 하루에 절반 이상이 비가 오기 때문에 집에만 있기에 답답한 아이들이 놀다 오는 곳입니다.
로이레 + 엘리가 다니는 놀이방
첫날부터 로이는 유치하고 아이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고 세치기를 한다고 지옥 같았다고 했습니다. 반면 이레는 동네 할머니와 춤을 추고 있고 루이카라는 현지 선생님과도 너무 잘 놀고 있었습니다.
첫날 밤 로이는 기침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나 아파서 내일 놀이방 못 갈꺼 같아요."
"그래 정말 아프면 가지 말아야지. 대신 우리 이따 가족 예배 때 기도하자."
"하나님 로이가 목 아픈 것이 다 나아서 내일 놀이방 가게 해주세요."
다음 날 어린이집을 잘 다녀오고 저녁 가족 예배 시간이 되었습니다.
로이가 오늘의 예배 인도자여서 예배를 시작하는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목이 아픈 것이 다 나아서 어린이집(놀이방)에 잘 다녀와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제처럼 지옥같지 않고 재미있는 하루가 되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명에 비자발적으로 끌려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셨다고 믿습니다.
다만, 아이들의 관점에서 이 사명을 찾아가고 타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정이라는 이름의 교회를 세운 가장의 주요한 목회 사역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
저희가 개척이라고 하지만 사실 앞서 개척하신 분들이 있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자그레브에서는 김경근 선교사님과 앞으로도 여러면에서 도움도 받고 또 동역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OM 발칸, 특별히 몬테네그로의 볼카 선교사는 몬테네그로 바르에서의 40 여일을 비롯해서 OM에 관련된 부분에서 저의 리더로써 동역하게 됩니다.
훌륭한 선교사님들과 동역하며 또 배울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자그레브 김경근 선교사님 내외분과
볼카 선교사 가족과 함께
앞으로의 여정
한국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이동해서 7일을 지내고, 두브로닉에서 2일 그리고 몬테네그로 바르에서 약 43일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5월 18일부터는 알바니아 두러스에서 OM 발칸 지역 선교사 수련회를 마치고 다시 운전을 해서 크로아티아 남부인 스플리트를 걸쳐서 자그레브로 이동하게 됩니다.
몬테네그로 바르
4월 5일 - 5월 18일: 몬테네그로 바르 - 발칸 지역 오리엔테이션
5월 18일 - 5월 23일 : 알바니아 두러스 - OM 발칸 수련회
5월 25일 - 5월 27일: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 우베 선교사 방문, 토르기르 교회 방문
5월 28일 -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 정착 준비
크로아티아로 돌아가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체류 비자입니다. 크로아티아가 EU회원국이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비자가 받는 것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저희가 살 적당한 집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이 두가지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기도 부탁드립니다.
후원 계좌 국민440290-29-001663 한국오엠 강민구
사역 보고 및 선교 나눔/ 강의 문의:카톡 Roireh78, mingookang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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