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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귀한 것 [캄보디아 김수경 선교사]
- 조회 : 615
- 등록 : 2020-10-14
선교에 있어서 가장 귀한 것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건물을 구원할 수 없고 땅도 구원할 수 없으며 돈 또한 구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오직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사람만큼 어렵고 힘들고 복잡한 존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을 얻을수 있을까?
불특정의 다수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냥 하면 되는 것이지만
나와 함께 이 길을 걸어가야 할 스텝이나 사역자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 것 인가..
이것이 아마도 선교사에겐 가장 큰 고민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0년의 세월이 넘어가면서 매일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건물이나 환경 그리고 무엇인가를 이루어 놓았다는 결과물이 아니라 오늘 이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현지 스텝들이 있다는 소중함때문입니다.
중고등학생이었던 저 아이들을 처음 만났던 때.
그 선교 2년차. 과감히 외부에서 데려온 스텝들이 아닌 이 아이들과 함께 시작을 했던 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선교의 시작이었습니다.
교회 그리고 선교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아이들.
청소년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이 땅에서 새로운 문화를 누리는 것이 좋아 남았던 아이들.
이 아이들과 함께 걸어온 10년의 세월은 결코 말로는 다 표현 할 수 없는 것 투성이입니다.
어떻게 여기 까지 왔을까?
전 절대적 하나님의 선택이셨다고 믿습니다.
본인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오늘까지 남아 있는 것은 제가 아닌 하나님께서 남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제가 좋아서 제 눈에 들어서 재능이나 똑똑함이 있어서 제가 선택 하였던 아이들은 다 떠나고 남은 아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제가 누군가를 선택해 남게 하는 것을 포기하였습니다.
갈곳 있으면 다 가고! 하고 싶은것 있으면 다 하고!
그렇게 본인들이 다 선택하고 나서 그래도 남아 있는 아이들이 있으면 그 아이들을 받아 들였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못난이들(?)만 남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하나 하나 가르치며 함께 해 오다 보니 하나님께서 왜 이 아이를 남게 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덕신에 남겨주신 아이들은 원석과 같은 아이들입니다.
그 원석을 갈고 깍고 닦아 보니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멋진 보석들이 되었거든요.
결국 하나님께선 눈앞에 보이는 멋진 보석이 아닌 저의 선교사역에 함께 발 맞추며 나아갈 수 있는 원석을 주신 것입니다.
제가 해야했던 일은 그 무가치해 보이는 돌덩이 같은 아이들을 조금씩 조금씩 갈고 깍아내는 세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랜 세월이 필요 했던거죠.
지금의 저 아이들이요?
아마도 이야기거리를 풀어 놓으라 하신다면 정~말 끝도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주님께 제가 배운 것은 오직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오늘이 아닌 내일이 있기에 참고 물러서고 또 다시 품어야 했던 그 시간들.
그리고 터질듯한 답답함 속에서도 한 걸음씩 그 아이의 걸음에 맞추어 걸어와야 했던 그 인내의 세월들.
그 걸음이 버겁고 힘들 때마다 버틸수 있었던 것은
"인생 개차반 같던 너도 내가 기다려 주었다"는 주님의 음성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덕신에 있는 스텝들은 저보다 훨씬 괜찮은 아이들입니다.
바울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라 표현한 것처럼 저 또한 고백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만삭되지도 못해 태어난 것 같은 저의 인생을 주님께서 품고 기다려 주셨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남기는 것이 선교라 전 늘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이 길이 행복합니다.
함께 걸어가고 있는 멋진 덕신의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도 더 세공의 길을 가야합니다.
하지만 요즘 보면 이제는 성령님께서 직접 아이들을 세우시고 계심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때가 가까워 지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늘 생각합니다.
"내가 이루고 싶었던 선교의 모든 비전들을 내 때에 내가 다 이루려 하는 것 보다 저 아이들로 하여금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멋진 선교가 될 것이다."
그 날을 위해 조금씩 조금씩 전 뒤로 물러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물러나는 만큼 채워가는 스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서 제 별명이 "캄보디아 행복 선교사"가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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