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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 작은 이야기 하나 [캄보디아 김수경 선교사]
- 조회 : 955
- 등록 : 2020-12-19
행복 그 작은 이야기 하나.
학교 사무실 책상 위에 이쁘게 만든 성탄 카드들이 수북하게 쌓여져 갑니다.
학교와 유치원은 전 학생들 숫자만큼, 엔지오는 도와주는 사람들 모두에게 그리고 교회는 각 그룹과 열심히 믿음의 길을 걸어 온 아이들에게, 그렇게 정성껏 준비 되어지는 2020년 덕신의 성탄절!
생각해 보니 선교를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우리 스스로를 챙겨보는 성탄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해마다 12월 한 달 동안 공연 연습하고 마을 공연 후 시골교회들 방문하여 성탄 공연을 하느라 정작 우리만의 성탄절을 보내 본 기억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어제 일을 마치는 기도와 나눔의 시간 잠시 스탭들과 이야길 하며 교회 재정 담당에게 말했습니다. 스탭들 선물은 목사님이 준비할 것입니다. 교회 재정에서 쓰지 않아도 됩니다.
모두들 1년 동안 너무나 잘해주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선물은 제가 준비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런데 뭐를 선물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받고 싶은 선물 있으면 말해 주세요. 한명 한명 물어보지만 다들 잘 모르겠다 대답을 합니다. 제 마음엔 가능하면 갖고 싶은 것을 선물해 주고 싶은데.
그때 아줌마(유일하게 결혼한) 스탭이 가루비누를 말합니다. 역시 아줌마는 아줌마 입니다. 그러자 그동안 조용하던 아이들이 난리가 납니다.
ㅋㅋ 아가씨들은 그래도 뭔가 좀 다른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을 안 하고 있다 가루비누(세제) 말이 나오니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에 종이를 주고 그 안에 자신이 받고싶은 선물을 써서 저에게 주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 갑자기 한 스탭이 질문을 합니다
목사님은 어떤 선물 받기를 원하세요?
헉 갑자기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을 받으니 저도 급 당황이 되고 머리가 하얗게 됩니다. 뭐라 대답을 못 하고 안절부절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스탭들은 또 깔깔 웃어 줍니다.
애써 마음을 정리하고 어떤 선물을 이야기 해야 하나? 고민해 봅니다. 딱히 뭘 원해 본적도 가지고 싶은 것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 대답만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눈빛에 뭔가는 말해야 하는 상황 그때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ㅋㅋㅋ 바로 바지용 밸트입니다.
사실 하나밖에 없는 허리띠 너무 오래 사용해 다 헤어졌고 구멍을 뚫고 또 뚫어 이젠 더 이상 어찌해 볼 방법이 없어 몇 번이고 새것 하나 사볼까 가게를 기웃거리다 돌아서기만 했었습니다. ( 캄에선 10$ ~ 15$ 정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
그래서 말했습니다. 목사님은 바지 밸트를 선물받고 싶어요
그러자 아이들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돌면서 뭔가를 수근 거립니다.
ㅋㅋㅋ 이미 자기들도 이야길 했었나 봅니다.
그도 그럴것이 고장이 나서 자꾸 바지가 흘러 내리고 그러면 주섬 주섬 바지를 끌어 올리던 제 모습을 아이들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생각을 했으리라 유추해 봅니다.
ㅎㅎㅎ 캄은 써프라이즈 보다 실용이 좋습니다.
아니 선교지는 그런 것 같습니다. 필요한 것을 주어야 그 가치도 더 좋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감사를 표현하는 성탄절 "
올 성탄절 그 감사의 표현은 가장 먼저 소중한 덕신의 스탭들에게 해 보려 합니다.
저 아이들이 있어 오늘의 덕신 그리고 선교사인 제가 있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 중엔 비싸고 화려한 선물은 아니어도 스탭 한명 한명 원하는 선물들을 사 봐야겠습니다.
ㅋㅋ 오랜만에 쇼핑의 즐거움을 느껴볼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한 주말 감사와 기쁨 가득한 주일 되시길 소망합니다.
캄 행복선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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