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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운데 풍경 - 선교지 한 달 살기 2일 차 [아프리카 카메룬 서지혜 선교사]
- 조회 : 2,087
- 등록 : 2021-06-22
아프리카 한달 살기 - 카메룬 제2일차
초기 카메룬 선교는 수도 야운데에 있는 작은 클리닉에서 영세민들을 위한 진료와 환자, 보호자 전도, 대학생 성경공부 등의 사역이었습니다. 좀더 선교적인 필요와 이해 속에서 무슬림 형제들이 많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지금의 지역인 은가운데레로 자리를 옮겼었지요.
8년간의 야운데 삶을 정리하고 이민가방 6개를 이고 짊어지고 야간기차를 탔던 일이 생각납니다. 부르심을 따라 순종하는 감사의 눈물과 그럼에도 홀로 나서는 마음의 두려움, 복잡한 감정은 환한 달을 바라볼때 한없는 눈물로 터졌습니다.
가끔 한국을 나갈때 거치는 목적외에는 수도에 내려갈 일이 거의 없답니다. 친구 가정을 마중하기 위함이지만, 여전히 수도 야운데는 정신이 없어요. 어찌 이렇게 복잡한 곳에서 여러해를 살아냈을까?
은가운데레로 가기 전날, 야운데에서의 시간을 김동선 목사의 일기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2일차 야운데 풍경
- 김동선 목사 -#SIL 성경번역선교회
푸른 나무를 스치며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잠을 깼다. 어제밤 우리 일행은 야운데 시내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풀었다. 이곳은 위클리프소속 SIL 성경번역선교회 본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69년 부터 카메룬에 있는 200여 종족을 대상으로 성경을 번역하고 있다. 이곳에는 게스트 하우스 숙소동, SIL 행정시설, 선교사자녀들을 위한 국제학교 등이 있다. 비록 건물들은 낡았지만 그 동안 정성스럽게 가꾸어온 흔적들이 보인다.
성경번역선교회 게스트 하우스(숙소)
숙소앞에 50여년 전 누군가가 심었던 나무가 큰 나무로 자랐다. 그 나무들은 어느새 숲이 되었고 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처음 이 땅에 나무를 심던 사람들은 이렇게 자라 나의 아침을 즐겁게 해줄것이라 과연 상상이나 했었을까. 먼 훗날을 바라보며 한 그루의 나무를 심었던 그 이름모를 선교사에게 감사한다.
성경번역선교회 자료들
#카메룬에서 아침식사
카메룬에서 첫 아침식사
카메룬에서 첫 아침식사
#야운데 시내
우리 일행은 하루 쉬고 내일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대신 가져온 이민 가방을 먼저 기차화물로 보내기 위해 시내로 나섰다. 이곳 야운데에서 북부도시 은가운데레까지 가는 기차는 18시간 정도 걸리는데 화물도 함께 배송한다. 수화물을 배송하는 업체가 시내에 있어 번화가로 들어갔다.
이곳은 90년대 까지만 해도 각종 사업이 번성하여 한인들이 운영했던 상점들도 있었다고 한다. 허나 지금은 경제가 쇠락하여 예전의 영광을 잊어버린지 오래이다. 화물 취급소에 들어가자 직원들은 세명인데 그들의 수행비서인지 친구들인지 하는 세명이 더 있다. 인터넷으로 작업을 하지만 그 속도가 느려 입력하면 30분있다가 결과가 창에 뜬다. 양친이 모두 충청도 출신이셔서 진골 충청도 피가 흐르고 있는 나 조차 답답해서 다른 볼일을 먼저 보고 영수증을 받으러 다시 오기로 했다.
#환전
놀랍게도 이곳에 힐튼 호텔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호텔도 바퀴벌레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를 놀라게 한 소식은 힐튼호텔 안에 환전소가 있으나 코로나로 인해 지금은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바로 호텔앞에 드라이브 쓰루 환전소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다. 차량을 인도 가까이에 세우자 한그룹의 남자들이 다가온다. 창문을 내리자 유로와 달러 시세가 얼마라 한다. 요즘 나이지리아 위조달러가 시중에 돈다는 소식에 달러 시세가 약하다 한다. 좀더 쳐주어야 한다고 실랑이를 벌인다. 딜이 끝나면 가져온 돈을 서로 바꾼다. 창문을 닫는다. 다시 도로로 출발한다. 차에서 내리지 않는 드라이브쓰루 방식의 간편한 문화?가 카메룬에도 존재한다.
#차량정비와 뒷짐지는 닭들
차량 점검을 하다 뒷바퀴 너트가 3개나 빠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비사를 찾아간 곳은 어느 허르스름한 정비소의 앞마당이었다.
야운데 자동차 정비소
은가운데레 가기 위해서 자동차 점검중
이와중에 우리는 다시한번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닭들이 뒷짐을 지고 있다. 못믿겠다면 야운데에 와보길 바란다. 분명 뒷짐을 지고 있다.
뒤짐짓는 닭
또 다른 한가지는 정비하는 동안 내내 우리를 구경하며 귀찮게 하던 젊은 남자들이다. 정비사의 친구들 인 것같은데 오전인데 벌써 술이 반쯤 취해 있는 것 같다. 우리 일행을 두고 중국인이냐 묻고 어떻게 하면 중국여성을 사귈 수 있냐며 치근덕 거린다. 우리를 중국인으로 알았나 보다.
우리가 신기하냐 우리도 너희가 신기하다. 너희 들은 어찌 한량들이 되었느냐. 기술이 있는 이 친구가 너희도 부럽느냐.
정비소 옆 보건소
#리샤
리샤는 서선교사가 고아원에서 키워 독립시킨 청년이다. 챠드난민 출신의 고아인 이 친구는 서선교사를 "마망"이라 부른다. 즉 엄마다. 서로 뭐라고 뭐라고 반갑게 말하다가 느닷없이 서선교사가 박스 하나를 건넨다. "아들"이 화물기차역 경비원으로 취업했다며 선물로 준비한 새핸드폰이다. 고맙다 말하고 헤어진다. 나중에 전화가 온다. 엄마 집에 잘 도착했냐고.
서선교사는 그 동안 24명의 학생들을 고아원에서 돌봤다. 이들이 서선교사의 자녀들이다. 현재는 나이가 18세가 넘게 되자 법에 따라 대부분의 학생들을 독립시켰다. 비록 고아원에서 자녀들을 내보냈지만 서선교사는 아마 죽을 때까지라도 이들을 마음에서 내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화물기차 경비원이 된 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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